폴란드 패션 디자이너 이가 뷔글린스카 (Iga Węglińska) 독특한 콘셉트로 패션 디자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최근에 소개해 드린 오픈 소스와 패션 디자인의 만남도 이 디자이너의 작품입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누구나 사용해서 만들어볼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공개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디자이너가 또다시 독특한 아이디어가 들어간 패션 디자인을 선보여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크라쿠프 미술 아카데미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감성적인 의복 (Emotional Clothing)'은 스트레스를 시각화하는 디자인입니다. 디자인의 바탕이 되는 논문의 이름은 '인간-물체 상호작용 섬유 - 새로운 기술 (Human–object interaction Textiles – new technologies)'이며, 물질적인 대상이 우리의 사고를 대신할 수 있고 지각 과정에서 사용되는 외부 요소로 취급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앤디 클라크(Andy Clark)와 데이비드 찰머스(David Chalmers)의 논문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디자이너는 감각 치환을 기반으로 한 경험을 통하여 옷을 경험하는 한계를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 다감각 의류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서 '감각 치환'이란 뇌가 촉각과 같은 감각에서 정보를 얻어 시각과 같은 다른 감각의 지각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의미로 뷔글린스카가 만든 의류들에는 센서가 있으며, 이를 통해 착용자의 심박수, 온도, GSR (피층 전기 반응 Galvanic Skin Response, 피부를 통해 측정되는 전기적 반응)을 감지하여 시각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디자인 중 하나는 체온과 심박수에 반응하여 반투명에서 검은색으로 색이 변하며 심장 박동에 따라 빛이 번쩍입니다. 또 하나는 부풀어 오른 풍선 같은 실루엣을 가지고 있으며 가슴 의에 분홍색 LED가 줄지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착용자의 땀 수치를 감지하여 스트레스 수준을 특정하고, 가슴 및 팔과 목 주위에 있는 빛을 통해 스트레스를 시각화합니다. 따뜻한 색에서 차가운 색으로 빛의 색이 변하면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디자이너는 의류를 통하여 사람들이 스트레스 표현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 의류를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는 화학자와 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가 원하는 대로 의류가 시각화되기 위해 여러 차례 입력과 출력 신호를 테스트하며 스마트 소재를 찾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를 통해 네오프렌, 열가소성 폴리에스테르 또는 폴리우레탄 가죽과 폴리락틱 플라스틱 (polylactic plastic) 소재가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하네요. 소재뿐만 아니라 인지적, 사회학적, 경험적인 연구를 위해 사람과 스마트 재료 샘플 간의 상호 작용을 테스트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류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시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 부문, 스포츠, 군대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이너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진행했으며, 발전의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패션 디자이너들 또한 의류와 IT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스마트 의류가 미래에는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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