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화가'로 불리는 영국의 그라피티 화가 뱅크시 (Banksy)'는 현재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그를 유명하게 해 준 작품은 '소녀와 풍선(Girl With Balloon)'입니다. 경매와 동시에 파쇄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그 덕분에 그의 명성과 작품의 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 중입니다. 심지어 그가 그린 벽화가 있는 주택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죠.
올해 초 그는 영국 남부 버크셔에 있는 레딩 교도소 벽에 탈옥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붉은색 벽돌에 한 죄수가 죄수복을 입고 매듭을 묶은 침대 보를 타고 벽을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늘 그렇듯, 밤사이에 그림을 그리고 사라지는 뱅크시가 이번에도 기습적으로 그리고 사라진 것입니다. 진짜 뱅크시의 그림인지 사람들 간에 논란이 분분하던 때, 그러니까 그림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한껏 끌어올려졌을 때 뱅크시는 자신이 작업한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자신의 작품을 인증했습니다. 작품에는 'Create Escape (탈출을 창조하기)'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작업하는 영상은 최근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밥 로스 (Bob Ross) 스타일로 꾸며져 웃음을 자아냅니다. 어떤 생각으로 교도소 벽에 탈옥하는 그림을 그렸는지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뱅크시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방법을 정확히 아는 예술가라는 점입니다.
이 벽화가 그려진 교도소는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가 수감되었던 곳입니다. 와일드는 1895년부터 1897년까지 이곳에 갇혀 있었고, 투옥 후에는 경험을 살려 '레딩 감옥의 노래(The Ballad of Reading Gaol)'라는 책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런 이야기가 있는 감옥이기 때문에 뱅크시가 와일드를 탈옥수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평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탈옥수가 매달려 있는 침대보 끝에 타자기가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뱅크시는 이 벽화가 그려진 교도소를 매입하여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교도소는 2013년에 문을 닫았으며 현재 법무부가 소유 중이라고 하는데요. 2019년부터 매물로 나왔다고 합니다. 시의회는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60만 파운드 (약 40억 원)를 제시했지만 법무부는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이에 법무부가 시의회의 매입을 수용하도록 촉구하는 '세이브 레딩 가올 (Save Reading Gaol)'캠페인이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주디 덴치, 케네스 브래너, 케이트 윈슬렛 등 유명인들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공개된 입찰가는 1,260만 파운드 (약 197억 원) 정도이며, 뱅크시는 작품에 사용한 스탠실을 판매해 금액을 모금하여 이 교도소 매입에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교도소가 헐리지 않고 모습을 유지할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Banksy is raising $13 million to help convert a British prison that once held Oscar Wilde into a community art center
The anonymous artist is offering to help purchase Reading Prison in an effort to prevent the cultural site from being sold to a housing development.
www.businessins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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