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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화장실 휴지에 담은 여행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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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너무나 많이 변화시켰습니다.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괴롭네요.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는 바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집에 틀어박힌 이들이 랜선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아티스트 네스미 히티 (Nethmie Heetti)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유럽 여행의 추억을 작품으로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의 '이스케이프 롤 (The Escape Roll)'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 designboom.com

 

 

그녀는 화장실 휴지에 유럽여행에서 보았던 건축물을 차곡차곡 그려냈습니다. 320일 동안 그려서 11미터 길이의 연속적인 파노라마 그림을 만들어냈는데요. 휴지가 잘 찢어지는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 공들여 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떨 땐 너무 오래 그려서 충동적으로 조각조각 찢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고 해요. 또 어떤 날에는 그림을 잘못 그려서 버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수를 지워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깨닫고 작업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덕분에 너무나 멋진 작품이 탄생했네요.

 

 

© shitwegoneanddid.cargo.site/toilet-paper

 

물에 잘 녹는 휴지이기 때문에 건축물의 명암 표현이 쉽지 않았을 텐데, 작품을 보면 너무나 멋지게 드로잉이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끈기와 실력이 정말 대단하네요. 작가는 "행복은 테이블, 의자, 페이지 사이에 종이칼이 꽂힌 책과 같은 조용하고 평범한 것들에 있습니다."라고 말한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말을 새기며 작업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리는 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여행의 추억을 기리며, 평정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하네요.

 

 

© shitwegoneanddid.cargo.site/toilet-paper

 

그렇다면 왜 작가는 화장실 휴지에 그림을 그렸을까요? 그 이유는 팬데믹 초반, 엉뚱하게 휴지가 인기 상품이 되었던 것에 기인합니다. 생존의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휴지를 사재기했고, 한동안 마트에서는 휴지를 찾아보기 힘들었었죠. 지금엔 다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여겨지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무척 진지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2020년에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휴지를 이용하여 팬데믹 시대의 고충을 드러내는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1년 가까이 작업을 진행한 작가의 인내심과 그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toilet paper — shit we gone and did

toilet paper is quite the hot commodity in 2020. while people started panic buying rolls and rolls to endlessly wipe their bums in case of emergency...nethmie...

shitwegoneanddid.cargo.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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