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에서 NFT (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을 보호해 주기 위해 만들어진 블록체인 기술이 이제는 예술 작품의 가격을 훌쩍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여자 친구인 그라임스의 작품이 65억에 팔리기도 하고, jpg 파일 하나가 780억 원에 팔리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NFT가 새로운 거품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NFT가 화제의 중심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NFT는 가상의 작품의 가치를 보장하고, 가격을 매기는 데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NFT는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로 이동하려 하는 중입니다. 시작은 아티스트 키이 애런스 (Kii Arens)의 작품 '플라잉 인 컬러스 (Flying in Colors)'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옥스(Thousand Oaks)에 있는 샌 가브리엘 산맥 (San Gabriel Mountains)을 배경으로 한 주택의 모습이 담겼으며, 독특하고 현란한 색감이 어우러져 눈길을 끕니다. 여기에 그림과 걸맞은 일렉트로닉 음악이 함께 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NFT 경매로 판매되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을 구매하면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집도 함께 딸려온다는 것입니다! NFT 거래로 현실의 부동산까지 구매할 수 있다니...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 아이디어는 27세의 부동산 중개인 셰인 덜거로프 (Shane Dulgeroff)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 집을 일반적인 부동산 시장에서 판매하려 했는데요. 최근 불어오는 NFT 열풍을 보고 NFT 시장에서 실제 부동산을 판매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7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던 그는 이 거래가 NFT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세계 최초의 주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및 물리적 투자로 역사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홍보하고 있네요.
221 Dryden St, Thousand Oaks, CA, 91360에 위치한 이 집은 2개의 침실과 1개의 화장실을 가지고 있으며 년 간 임대료가 6만 달러 (약 6,700만 원)라고 합니다. 그가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정보는 여느 부동산과 별다를 것이 없지만, 판매하는 과정이 일반적이지 않기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셰인 덜거로프는 예술작품과 더불어 집의 가치가 100만 달러 (약 11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두 자산의 가치가 상승될 것은 명확해 보이지만 몇 가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과연 그가 판매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정확히 말해서 불법이 아닌지도 궁금하고 구매한 후 세금 처리는 어떻게 되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세금의 기준을 예술 작품 구매로 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부동산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아리송해지는 것이죠.
기존에 NFT로 집을 판매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 집은 디지털 파일로 이루어진 '디지털 홈'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상황은 한 번도 이런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부동산 거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셰인 덜거로프는 현재 이러한 유형의 주택 매매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법률이 없으며 그러한 거래가 발생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세금 규정도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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