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이자 연구자인 마크 테시어 (Marc Teyssier)는 우리에게 익숙한 웹캠을 그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아이캠 (Eyecam)'이라 이름 붙은 이 웹캠은 놀랍게도, 사람의 눈과 똑같은 모습입니다. 이 웹캠은 외형뿐만 아니라 움직임 또한 사람과 거의 똑같게 구현되었습니다. 눈 알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눈 주변의 살갗을 만지면 이에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 웹캠은 사용자가 하는 모든 것을 관찰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눈과 눈꺼풀의 움직임을 똑같이 따라 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위에 있는 눈이 나를 늘 지켜보고, 또 나를 따라 하다니... 소름이 끼칩니다.
디자이너는 이 소름 끼치는 웹캠을 소개하며, "인간의 눈은 의사소통에 중요합니다. 눈을 통해 우리는 행복, 분노, 지루함 또는 피로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호기심이 많을 때, 또는 초점을 유지하려 할 때 눈이 움직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상호작용 단서에 익숙합니다. 웹캠은 사람의 눈 (보는 것)과 동일한 목적을 공유하지만 표현력이 없고 사람의 눈처럼 반응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아이캠은 카메라에서 눈의 정서적 측면을 되살립니다."라며 개발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한 아이캠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친목을 도모하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왜 사람의 눈과 똑같은 웹캠을 만들었을까요? 진짜 카메라의 정서적인 면만 증진시키기 위해 만들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기존의 웹캠과 인공지능 스피커들이 우리의 생활을 감시하지만, 교묘하게 숨어있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경고하고자 웹캠을 의인화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면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기계 속에 둘러싸여 기계의 감시를 눈치채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무서운 일이 현재,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들어와있습니다. 놀랍게도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아이캠처럼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살아가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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