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이케아가 선보인 배게 겸 침낭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이를 반영한 침낭을 선보인 것이고요. 하지만 '침낭 + α' 아이템은 사실 아웃도어, 캠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밖에서 생활하는 노숙자, 또는 난민들을 위한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타니무라 에미(Emi Tanimura)는 노숙자로 지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는 한때 방황을 하던 시기를 떠올리며, 이제는 노숙자를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서바이벌 리스트 : 변화에 적응하기 (Survivalist: Adapting to Change)'라는 디자인은 노숙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텐트가 될 수도 있는 코트입니다. 이 코트 겸 텐트는 방수, 통기성, 찢김 방지 및 UV 보호 마감재를 포함한 재활용된 재고 원단 및 고어 텍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코트는 지퍼로 간단하게 분리가 가능하며, 코트 안에 폴대가 내장되어 있어 텐트를 칠 때 편리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옷 곳곳에 달려있는 주머니는 물건을 수납하기 좋게 만들어졌죠. 옷 전체가 텐트가 되기보다는, 텐트를 만들고 나서도 입을 옷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본인이 스스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매우 실용적인 디자인이 나온 것 같습니다. 노숙자들에게 무조건 노숙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것을 제공하면서 희망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타니무라 에미는 코트 겸 텐트를 선보임과 동시에 가방 겸 재킷도 선보이며 노숙자들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노숙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을 보며,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바스 팀머 (Bas Timmer)가 만든 침낭 디자인이 연상되었습니다. 팀머는 친구의 아버지가 노숙자로 지내다가 사망한 것에 충격을 받아 침낭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삶의 희망을 잃고 거리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한 아이디어는 이렇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www.instagram.com/tanimura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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