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억 3천200만 명이 본 이 시리즈는 역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시청수 1위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는 이 시리즈의 가치를 8억 9천110만 달러(약 1조 원)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오징어 게임의 영향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나왔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즐기는 사람들이나 '달고나'를 해 먹는 사람들은 물론, 올해 할로윈 코스튬은 자연스럽게 오징어 게임의 진행자, 참여자 복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반스는 매출이 7,800% 증가했다고 하네요. 그밖에 오징어 게임이 일으킨 파급효과는 너무나 많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로는 데스 게임 장르이지만 기존의 장르에서 탈피한 요소들 덕분이라고 꼽는 의견이 많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쉬운 게임,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아기자기한 세트장 디자인, 그리고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은 이야기 구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홀렸다는 평입니다. 저도 시리즈를 보면서 다른 데스 게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부분도 느꼈지만, 색다른 느낌 또한 받았었는데요. 이런 점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알록달록한 세트장을 보며, 어른들의 '잔혹동화'를 펼치기 위해 감독이 강박적일 정도로 화려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과 유사한 건축물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 주인공은 세계적인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 (Ricardo Bofill)이 1968년 설계해 1973년에 완공한 스페인 칼페의 아파트 단지 ‘라 무라야 로하(La Muralla Roja)’인데요. 요새 모양의 외관에 미로처럼 얽혀있는 건축물은 밝은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져있어 이미 칼페 지역의 명소로 꼽히는 곳입니다. 오징어 게임 세트장과 유사한 부분은 화사한 색감과 미로처럼 얽혀있는 계단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네오-무어 양식 (Neo-Moorish)을 따라 만들어진 단지는 벽과 해자가 미로처럼 얽혀 있으며, 50개의 가구가 공간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건축가는 이곳을 설계할 때 그가 사랑했던 지중해의 색과 더불어 수 세기 동안 이루어졌던 침략의 역사를 떠올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한 요새처럼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와 반대로 화사한 색감은 이곳을 동화 속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네요. 오징어 게임 이전부터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아파트 단지는 오징어 게임 이후 더욱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네요.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예약이 가능하며, 1박에 30만 원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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