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줄리아 페체(Giulia Pesce)와 루게로 바티스타(Ruggero Batista)가 디자인한 가구 '패치워크 (Patchwork)'는 호스텔, 학교 기숙사, 또는 집이 없는 이들을 위한 공동의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듈형 가구입니다. 이들은 가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이탈리아의 노숙자 및 난민 수용소에서 현장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이 현장 연구를 통해 알아낸 사실은, 가구 및 시설이 턱없이 열악하다는 것과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공간을 개인화하려 노력하고 있었다는 점에 영감을 받아 가구를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충분한 현장 연구를 통해 만든 가구는 수납장, 그리고 옷과 물건을 수납할 수 있으면서 자신의 공간임을 드러낼 수 있는 접이식 칸막이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보기에는 매우 간소해 보이지만 모두 실용적인 용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모든 요소에 의미가 부여되어 만들어졌습니다. 칸막이에는 다양한 짐을 걸어둘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의 홈이 뚫려 있습니다. 물건뿐만 아니라 선반 또는 조명 등을 거치할 수 있어 편리하죠. 여기에 사람들이 공공으로 사용하는 보드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에 착안하여 칸막이에 보드를 추가하였습니다. 또한 공공시설의 수납장에 달려있는 자물쇠들이 쉽게 부서지고 없어지는 것을 보고 자물쇠를 숨겨놓듯이 디자인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패치워크는 공공 기숙사에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유 오피스와 같은 사무실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결국 이 가구의 목적은 공유되는 공간 속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받게 하면서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공간에서나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으면서도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가구를 만들어낸 디자이너들의 역량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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