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자이너 톰 로빈슨 (Tom Robinson)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더 굿 플라스틱 컴퍼니 (The Good Plastics Company)이 노트북과 같은 전자 기기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를 이용하여 '이볼브 (Evolve)'라는 의자를 만들어냈습니다. 노트북이 의자가 되다니? 재밌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이 디자인은 심각한 폐기물 처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400만 미터톤(metric tons)의 전자 기기 폐기물이 발생했으며, 2030년까지 폐기물의 양은 7400만 미터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스마트 기기가 일상에 스며들면서 동시에 버려지는 기기들을 처리하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가운데, 디자이너는 이 폐기물들이 일상에서 다시 쓰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것입니다.
의자의 색상이 검은색인 이유는 전자기기에서 사용되는 색상이 대부분 검은색이기 때문입니다. 의자로 만들어지면서 새로 생명을 부여받았지만, 그 기원을 보여주고자 한 디자이너의 배려인 듯합니다. 버려진 폐기물은 잘게 쪼개져 플라스틱 패널로 만들어지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의자가 버려질 때에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다른 물건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활용된 물건이 다시 쉽게 재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가는 것 같네요. 이렇게 만들어진 의자의 모습은 마치 노트북의 키보드를 연상케 하기도 하고, 또는 돌의 느낌도 듭니다. 미니멀하게 만들어져서 더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네요.
단순하게 만들어진 이 플랫 팩 형식의 가구는 간단한 조립을 통해 의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재활용 소재와 플랫 팩,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같이 현재 디자인계의 트렌드를 충실하게 지킨 의자 디자인은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다양한 공간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사실 디자이너는 천연 소재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두드러짐에 따라 이를 외면할 수 없어서 플라스틱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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